이라크, SK에 원유공급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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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산유국 이라크가 SK에너지에 원유를 공급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이라크로부터 총 2034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열흘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전체 원유 도입량(8억7348만 배럴)의 2.3%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부족한 원유 물량을 당분간 싱가포르 현물시장 등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SK에너지는 29일 “이라크 국영석유회사인 소모(SOMO)와 원유 도입 계약을 갱신하지 못해 1월 인도분 원유를 배에 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이란에 이어 우리나라에 다섯째로 원유를 많이 공급하는 나라다.

이라크는 SK가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난해 말 쿠르드 지방정부와 맺은 원유개발 계약은 무효이며 이를 철회하라고 그동안 SK에 종용해 왔다. 결국 SK가 쿠르드 지방정부와 원유 개발에 나선 것이 빌미가 돼 공급 계약이 깨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쿠르드 지방정부는 원유 개발 수입 배분을 놓고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자 지난해 8월부터 독자적으로 석유 광구 개발을 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중앙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쿠르드 지방정부와 맺은 광구 개발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이상 SK는 원유를 한 방울도 수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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