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는 계속됐다. 이 당선인은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이 시점에서 한 번 더 분발할 때가 됐다”고 했다. “공무원은 개혁이나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고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관(官) 주도형 행정에 대한 비판도 여전했다. 이 당선인은 “1980년대 말이 지나며 민간 주도로 가야 하는 시점에서 관 주도로 넘어가는 과정이 오래 걸렸고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공무원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길목을 다 막아 놨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참 기적이다”라던 비판의 완곡 어법이었다.
민간 주도로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 당선인은 ‘봉사정신’과 ‘프로의식’을 꼽았다. 당선인은 “대충대충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쟁력과 국민에 대한 철저한 봉사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국가 공복으로 거듭나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공무원을 평생 보장받는 일자리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러분이 한 시간 덜 자면 국민은 한 시간 더 편히 잠잘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에 저항하는 움직임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이 당선인은 “조직을 지키기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다소 일어나고 있다”며 “절대 될 수 없는 일,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 시대를 거스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비판했다.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여러분은 부서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나와 있는 게 아니다” “인수위에서 돌아가는 모든 것을 여러분 부서에 전하는 메신저 역할 하러 나온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 당선인의 의지와 새 정부의 구상을 각 부처에 전파하는 전령사 역할을 하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
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