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낳기 싫다 東歐여성들 출산율 금세기 史上최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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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東유럽에서 어린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다.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상징되는 공산주의 해체과정 이후 밀어닥친 혁명적인 변화의 바람-.
여기에 적응하느라 눈코 뜰새없는 東유럽 여성들이 날이 갈수록출산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착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紙는 최근 실시된 유엔 인구조사에서 지난해 헝가리.불가리아.루마니아등 동부 유럽 국가들의 출산율이 금세기들어 사상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東유럽 국가들의 출산율 저하 원인으로는 크게 두가지가지적된다.
냉전 종식과 함께 결혼.육아등에 대한 서구식 가치관의 급속한확산과 설익은 자본주의 실험으로 피폐화된 경제가 그것이다.
헝가리.체코등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의 경우 서구식 생활패턴에 젖은 적지않은 젊은이들이 결혼과 아기 낳기라는 전통적 관습을 기피하고 있다.지난해 체코는 여성 1명당 1.8명,헝가리는1.7명의 아기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두 나라 는 89년이전까지 평균 2명이상의 출산율을 유지했었다.
한편 여성 1명당 1.5명으로 출산율이 급감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경우는 일반 서민들의 가중된 생활苦가 더 큰 원인으로지적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다국적 기업등에서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이들에게 자녀는 「사치 」로 느껴질 뿐이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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