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치질-성인4명중 1명이 고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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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치질,치열,치루」.우리나라 성인 4명중 1명꼴로 앓고 있는대표적 대장항문질환이다.문제는 이들이 부끄러운 질환으로 인식돼치료시기를 놓쳐 고질화되거나 사이비 요법에 매달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그러나 푸대접 받기 일쑤인 항문 역시 배변을 담당하는 엄연한 소화기관이며 인체내에서 혈관조직이 가장 밀집돼 있는 섬세한 조직임을 감안한다면 건강한 항문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대장항문질환의 최신 치료경향과 예방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치질은 단순히 살갗이 불거져나온 혹이 아니며 혈관벽이 바깥으로 부풀어올라 생기는 혈관성 질환으로 유독 두 발로 걷는 인간에게만 생긴다.
네발 짐승에 비해 심장이 항문보다 높게 위치하므로 항문에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정맥혈액순환이 어려워 항문주위로 피가 몰릴때 약해진 혈관벽을 밀어내면서 생기는 것이 바로 치질이기 때문. 가장 흔한 증상은 배변시 출혈이며 심해지면 항문밖으로 치질이 빠져나와 불쾌감을 느끼는 탈항(脫肛)이 생기거나 혈전과 염증으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치명적인 직장암을 감별해내는 것.치질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나 직장암을 치질로 오인해 조기발견을 놓치는수가 많기 때문이다.
치질 출혈이 선홍색이며 대변과 분리돼 변기내로 뚝뚝 떨어지는타입인 반면 직장암 출혈은 변과 뒤섞여 나오거나 미끈미끈한 점액질이며 어두운 색조를 띠는 수가 많다.
치질의 원인으론 나이가 들거나 체질적으로 항문주위 혈관벽이 약할때,잦은 설사와 변비,임신,간경변증등으로 복압이 상승해 혈액순환이 방해받을 때를 꼽을 수 있다.
항문주위가 찢어져 생기는 치열,항문주위의 고름주머니때문에 피부와 직장이 직접 관통되는 치루도 치질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변비와 불결한 항문위생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설명된다.
어느 경우든 대장항문의 건강수칙을 숙지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치질치료와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표참조〉 모든 치질전문의들이 가장 강조하는 치질예방 포인트는 좌욕의 생활화.항문청결은 물론 따뜻한 물에 의한 혈관확장효과로 혈액순환을 돕고 진통.소염작용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땐 항문을 문지르거나 씻기보다 물속에 가만히 담그고 있는것이 요령으로 매일 서너차례 시행하도록 한다.
시판중인 치질약은 진통.소염제가 주성분으로 초기치질의 일시적인 통증완화엔 도움이 되나 치질 자체를 없애주진 못하므로 남용은 삼가야 한다.
洪慧杰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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