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허재 퇴장이 되레 기아 행운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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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기아자동차-삼성전자전 후반1분30초.
전반에 37-36으로 단 1점을 리드했고 후반 2분쯤에는 42-41로 역전당했던 기아의 간판 주포 허재(許載)가 오펜스 파울을 범해 5파울 아웃당했다.
누구나 「오늘은 기아가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정반대였다. 기아는 마치 「허재가 나갔으니 됐다」는 듯 샛별 봉하민(奉夏玟)의 정면 3점포를 시작으로 9점을 내리 퍼부어 49-42로 단숨에 역전,게임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 흐름을 끝까지 끌고 갔다.
허재가 빠진 기아의 승인은 무엇일까.결론부터 말해 기아로서는許의 중도퇴장이 행운이었다.이날 許의 컨디션은 극히 저조했고 「내손으로 승리를 따내겠다」는 의욕이 지나쳐 실책이 많았다.
許는 전반15분 오펜스 파울로 3개,16분 디펜스 파울로 4개째 파울을 기록했고 범실은 3개나 됐다.
기아는 파울이 많은 許를 의식,적극적인 수비를 구사하지 못해삼성의 힘찬 플레이를 막아내는데 애를 먹었다.허재의 4파울 순간부터 대인방어를 3-2지역방어로 바꿔야 했고 이때부터 가랑비맞듯 삼성의 슛을 허용,33-24로 앞서던 스 코어가 42-41로 뒤집혔다.
허재가 벤치로 물러난 후 기아는 주저없이 대인방어로 전환했고심상문(沈相文).이훈재(李勳載) 등 전문 식스맨(Sixth Man)을 기용해 파워 디펜스로 맞섰다.기아로서는 보기 드물게 많은 파울을 만들었고 살벌한 몸싸움도 있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은 바뀐 상황에 재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었으나 기아의 힘을 지나치게 의식,승부수를 제때 던지지 못했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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