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CoverStory] 육영수 엘레강스, 재클린 엘레강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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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오나시스 케네디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자리 잡아온 대통령 부인의 이미지는 육영수 여사다. 반면에 미국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퍼스트 레이디는 재클린 오나시스 케네디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우아함이다. 육영수 여사는 가장 한국적인 엘레강스 이미지고, 재클린은 미국적인 엘레강스 이미지이다. 육영수 여사의 한국적인 엘레강스는 5만원짜리 신권 화폐의 주인공인 신사임당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현모양처의 부드러움과 지혜로움에 더한 우아함의 이미지가 한국적인 엘레강스다. 재클린의 엘레강스는 서양 여인의 독립적인 이미지가 가미된 미국적인 엘레강스다. 재클린의 의상은 항상 곡선을 기분으로 했기 때문에 부드러운 엘레강스의 표본이 된다.

 또한, 비슷한 이미지의 대통령 부인은 바버라 부시와 이희호 여사다. 두 사람은 전통 스타일의 이미지로 앞의 두 대통령 부인과는 다른 이미지다. 우아함보다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이미지가 더 많이 보인다. 육영수 여사가 한복을 즐겨 입어 우아함이 강조됐다면 이희호 여사는 한복보다는 양장을 주로 입어, 비즈니스의 이미지를 더 많이 강조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무채색의 진한 컬러가 아닌 연한 파스텔톤 컬러로 부드러움을 만들었다.

 반면, 재클린의 전통적인 엘레강스가 힐러리 클린턴에게서는 좀 더 실용적·미래지향적·파워플한 엘레강스의 이미지로 발전한다. 힐러리의 엘레강스 이미지를 완성한 패션은 미국의 디자이너인 세인트 존이다. 힐러리가 세인트 존의 옷을 입은 것에는 미국의 디자이너를 띄워주려는 힐러리의 숨은 뜻이 들어 있다.

강진주 이미지연구소 강진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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