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감염 루가니스 심적고통 책으로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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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 23일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바이러스감염에 대한 충격적인 고백을 했던 서울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그레그 루가니스(35.미국)가 24일 그동안 에이즈로 겪어야 했던 심적고통을 다룬 책을 발간했다.
『껍데기를 깨뜨리고』라는 이 책에서 루가니스는 『처음 에이즈감염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는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에이즈 바이러스감염 사실을 이미 안 상태에서 출전,머리를 크게 다치고도 금메달을 획득했던 지난 88 년 서울올림픽에 대해서는 이같이 말했다.
『머리를 다친 것은 물속에 들어가서야 알았다.순간 너무나 당황스러웠다.만약 머리에서 피가 났다면 다른 사람도 감염시킬 수있다는 생각에 미쳤을 때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그는 이어 『물속에서 나왔을 때 이미 감염사실을 알고 있던 코치 론 오브라이언이 목으로 흘러내리는 피를 감추기 위해 머리카락을 목뒤로 쓸어줬다.그리곤 그가 상처부위를 찾아내 손수 꿰맸다』면서 『오브라이언이 장갑을 끼지 않았기 때문 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도 엄습해 왔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이 돌아와 현재 내가 5등이란 걸 말해줬다.나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순간 에이즈로 죽은 어린 시절 친구 라이언 화이트를 생각했다.화이트라면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또 두려운 것이 있었다.서울을 빠져나가는게 문제였다.가방속에 AZT를 다량휴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관원에게 걸리면 어떡하나? 어떻게 약품을 감출까? 그러나 이는 기우로 끝났다.세관직원들은 내가 다이빙 금메달리스트라고 말해주니까 웃으면서 그냥 내보내 주었다.
』 [뉴욕 AP=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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