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가 지목한 작품 추정 2점 에버랜드 압수수색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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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용철 변호사가 지목한 작품 추정 2점 에버랜드 압수수색서 발견”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21∼22일 실시한 용인시의 삼성문화재단 예술품 수장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측이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한 그림으로 추정되는 작품들을 일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23일 “압수수색 현장에 김 변호사가 의혹을 제기한 30점의 그림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 두 점가량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그림들이 김 변호사가 말한 그림과 같은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전문가를 통해 문제의 그림이 김 변호사가 지목한 그림과 동일한 것인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발견된 작품이 같은 작가가 제작한 유사한 작품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전날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은 현장에서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두 작품은 30점의 작품 가운데 가장 고가로 거래된 것이다.

삼성그룹 측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김 변호사가 의혹을 제기한 그림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검팀은 곧 의혹 대상인 해외 미술 작품을 국내로 반입한 서미갤러리 홍송원(55·여) 대표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삼성가에서 서미갤러리를 통해 수백억원어치의 유명 미술품들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또 2003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홍 대표를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했던 사건의 기록을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홍 대표는 당시 미술품 구입 대금을 해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증권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윤모 부사장 등 삼성그룹 계열사 임직원 네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이 비자금 조성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은닉했다”며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및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본부 임직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수련·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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