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대…가장 슬픈 순간에 가장 행복하게 웃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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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제스는 이제 막 열다섯이 된 소녀. 생애 처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생의 보호막이자 버팀목이던 할아버지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뒤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와 함께 특별한 이별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공포와 슬픔을 동반하는 이별의 순간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투명한 문체로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기까지의 며칠동안 제스는 슬픔과 분노, 좌절감을 경험한다.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비로소 ‘울음을 참는 대신 울고 싶은 만큼 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곁에 없다고 해서 사랑의 추억까지 희미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이 “수많은 돌부리를 만나도 결코 멈추는 법 없는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가듯, 제스는 이별과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다시 웃는 법을 배운다. 그것이 저자 팀 보울러가 청소년들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인생의 비밀’이다.

팀 보울러는 영국에서 인기 있는 청소년 문학 작가 중 하나다. 십대들의 꿈과 사랑·우정·가족애 등을 미스터리와 절묘하게 조화시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탄생시키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받고 있다.
“십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존재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선에 있는 그들의 영혼은 가장 약하고 가장 강하며, 가장 상처받기 쉽고 그만큼 상처를 치유하기도 쉽다. 나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과 내면에 어리아이를 숨겨놓은 어른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 는 것이 팀 보울러의 문학관이며 그 정신은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카네기 메달을 거머쥔 이 책은 미국·캐나다·일본 등 21개국에서 출간됐다. 주인공이 고통과 방황의 끝에서 유년의 껍질을 벗고 한 발짝 더 성장하는 이야기는 건조해진 가슴을 울린다.
또 ‘상실의 순간과 그 후에 찾아오는 삶의 선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 것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듯 괴로운 순간도 잘 흘러보내고 나면 인생이 준비해둔 또 다른 선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주제다. 십대의 눈높이에 맞추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어조로 풀어냈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자료제공=다산책방 / 02-703-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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