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野총무 獨對파문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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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11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기하(辛基夏)민주당 총무간 전격회동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민주당은 당내 계파간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며 청와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金대통령과 辛총무의 회동이 민주당을 휘젓고 있다.이기택(李基澤)대표와 동교동계는 우선 청와대에 화살을 퍼부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13일『신한국의 세계화는 대통령이 총무를 겸직하는 거냐』며『민자당을 망쳐 놓더니 민주당까지 망치려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다.야당분열책이라는 주장이다.정작 문제는 민주당 내부다.李대표와 김상현(金相賢 )고문을 양축으로 하는 주류-비주류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李대표는 총무경질까지도 추진할 태세다.李대표계의 이규택(李揆澤.여주)의원은 13일 의원들을 상대로 의원총회소집을 위한 서명작업에 돌입했다.비주류측도 12일 비공식모임을 갖고『원내문제로 총무가 여당총재인 대통령을 만난 게 무슨 문제 냐』고 입장을 정리했다.만일 당에서 계속 문제삼는다면 정면대응할 것도 결의했다.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상현고문은 『辛총무 얘기중에잘못된 부분이 어디 있느냐』며 李대표의 비난을 「옹졸한 처사」로 되몰아 반격했다.
동교동계는 청와대 회동이 궁극적으로 김대중(金大中)이사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판단 아래 李대표쪽에 섰다.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서 金고문과 辛총무는 수세(守勢)에 몰렸다.李대표의 입장은 강경했다.『미리 만나기로 다 해 놓고 대표에게 사 후통보한 것은 당의 조직체계를 무시한 것이며 청와대의 야당분열책에 휘말린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노갑(權魯甲).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金대통령과 辛총무를 싸잡아 공격했다.
그러나 중도파 최고위원들은『YS의 의도를 좀더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金元基.趙世衡최고위원)며 신중론을 제기했다.민자당이 JP쫓아내기.총무인선 등에서 보여준 실패를 야당 내부분열을통해 민주당에 떠넘기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지 적이었다.
정당을 무력화하기 위한 YS의 술책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청와대는 야당의 반발에 대해『일과성(一過性)행사에 왜 그렇게 예민한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金대통령이 재야인사도 만나는데 과거 민추협(民推協)때 함께 민주화투쟁을 했고 같은 통일민주당을 한 인연도 있는 인사를 못만날 이유가 어 디 있느냐는것이다. 오히려『야당을 분할통치한다든가 내분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한다.
특히『辛총무가 지난해 개인적 인연으로 대통령과의 면담을 먼저요청했으며 12월말이나 1월초 하려다 연두 보고와 여야 내부사정으로 미뤄졌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정치의 달인(達人)임을 자부하는 金대통령이 야당총무와의 만남이란 미묘한 사안을「별 생각 없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회동의 성사는 물론 시기선택까지 정치적 파장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金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예로 들면서 총무중심의 정국운영을 희망한 적이 있다.그러나 미국의 원내총무는 우리정당들과 달리 정당을 대표한다.
어쨌든 金대통령은 이번 면담에서 이기택민주당대표에게 언짢은 감정을 갖고 있으며 당분간 만날 의사도 없음을 명백히 했다.국정운영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다른 정치적 파트너를 선택할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金斗宇.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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