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아시아 경제성장 모래城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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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東아시아의 경제성장은 모래 성(城)같은 신화에 불과한 것인가,아니면 실체가 있는 기적인가.
아시아경제기적을 평가절하한 폴 크루그먼 美스탠퍼드大교수의 논문(中央日報 94년 12월8일자 참조)이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태평양 건너편의 한 일본 관리가 반론을 제기했다.
다니우치 미쓰루(谷內滿)日경제기획청 해외조사과장은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동아시아 국가는 규제완화등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정책과 무역자유화등의 대외지향적 정책을시행한 점에서 정부가 강제적으로 자원을 총동원한 소련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정책의 차별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과 대만은 앞으로 高성장 유지가 여려울 것이지만 선진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중국과 베트남등은 장기적으로 고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힌뒤 『고성장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한층 더 시장을 활용하고 인플레를 방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근착 日경제誌 주간 동양경제에 실린 그의 기고문 요지. 「상식」과는 다른 이같은 크루그먼 교수의 논문은 일본에도 큰 쇼크를 주었으며 동아시아 성장 잠재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식인의 글이 日신문에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에는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크루그먼 교수가 간과한 것은 다른 개도국들이 정체를 보이는데도 왜 동아시아 국가들은 장기간 높은 수준의 자본.노동의투입을 계속했으며 그 결과 고도 성장을 실현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동아시아국가는 인플레 억제,무역자유화와 외자도입등 대외지향적인 정책과 규제완화등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정책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시행하거나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했다.그런 정책의 도입으로 자본과 노동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경제에 자 극이 일어나노동과 자본 투입증가등의 자원 총동원이 가능해졌다.
그런 점에서 시장의 조정기능을 완전히 부정하고 정부가 강제적으로 자원을 총동원한 소련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것이다.또 동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은 높은 부가가치 상품 수출로 전환하고 있는데이는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과 달리 생산성 향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설비투자를 계속해오면서 투자자본량이 늘어날뿐만 아니라,예컨대재봉틀을 발로 돌리는 데서 자동으로 바꾸는 것처럼 투자내용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자본증가속에 기술진보가 크게 반영되고 있는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싱가포르의 경우 앞으로 한세대안에 근로자가 모두 박사학위를 받을 수는 없다며 교육수준 상승에 따른경제성장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그러나 성장 지속을 위해 독자 기술이 필요해지는 시점에서 동아시 아 국가는 현재 축적된 양질의 노동력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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