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현장사원의 믿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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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필자는 사내 직원들과의 언로(言路)를 활성화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사장실 직통 수신 팩스인 「V팩스」라는 제도를 운영하고있다.지난해부터 이 팩스를 통해 생산현장 사원들은 물론 일반 임직원들의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건의사항,그리고 불만이나 애로사항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그중 생산현장의 한 사원이 보내온 내용이 기억에 남아 소개해본다.이 사원은 우리회사가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는 세계적 초우량기업 실현을 위한 경영혁신운동의 전파 과정에 서 현장사원의 한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생각을 「믿음」과 「세뇌」라는 말로 비유한 바 있다.즉 믿음은 본인이 옳다고 느끼는 주관적 생각으로 아무의문점도 없이 자발적으로 따르고 실천하는 것임에 반해 세뇌란 본인의 생각과는 무관하 게 잘 짜인 각본에 의해 개인의 생각을바꿔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여기에 덧붙여 모든 사원이회사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보상과함께 보람과 의욕을 가질 수 있는 일터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 다.사실 일류기업의 실현은 사원들의 자발적.적극적 참여가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데,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보람과믿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회사가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라기 보다는 개인과 회사의 비전이 서로 상반되지 않는 한 방향에서 일치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물론 개인이 보람과 긍지를가지고 회사에 대한 믿음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창의와 자율이 보장되는 회사,그리고 열심히 일한 만큼 충분 히 인정을 받을 수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얼마전 한 생산현장을 방문했을때 『ARE YOU EMPLOYED NOW?』라는 구호를 본 적이 있다.
현장사원 모두가 단순히 고용인으로서가 아니라 개인과 회사간에믿음을 통해 보 람을 가지고 혁신에 동참할 때 개인과 회사의 비전이 모두 실현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LG화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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