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새해 첫 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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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주영(23·서울)의 발끝에서 2008년 태극전사의 마수걸이 골이 나왔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남부 라망가에서 치른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리그) 엘체 FC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박주영은 0-1로 뒤지던 전반 23분 김승용(광주)의 프리킥을 받은 김근환(경희대)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퉁기자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에 질세라 전반 29분에는 김승용이 이요한(전북)의 패스를 역전골로 연결했다. 전반 40분 재동점골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선수들을 골고루 내보내 평가전의 의미를 살렸다.

 승패를 떠나 새해 첫 경기 두 골은 고무적이다. 올림픽팀은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골가뭄은 박주영이 팀에 합류한 최종예선 4차전 시리아전부터 시작됐다. 그래도 박 감독은 박주영에게 신뢰를 보냈고, 박주영은 새해 첫 경기에서 박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주영의 단짝 김승용도 네 경기 만에 골 침묵을 깨며 해결사의 면모를 되찾았다.

기분 좋은 새해 출발은 박주영에게도 중요하다. 연초 분위기가 한 해 동안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첫 경기였던 올림픽 2차 예선 예멘전에서 ‘배치기 퇴장’을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올림픽 예선에선 이렇다 할 활약도 못 했고, 발목 부상까지 겹쳐 최악의 해를 보냈다.

라망가 일정을 마친 올림픽팀은 전지훈련지를 말라가로 옮겨 21~25일 세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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