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토론교실] ‘반론꺾기’가 토론 결과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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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입론과 반론, 반론꺾기가 그것이다. 입론을 통해선 논제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과 의견,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나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이유나 근거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이며,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입론만으로는 상대를 이기기 어렵다. 흔히 논제는 미리 주어지므로 누구나 입론을 충분히 준비하기 때문이다.

 토론의 승패는 반론과 반론꺾기에서 좌우된다. 반론은 상대가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는 이론과 통계, 사실, 사례 등이 참인지 거짓인지 검증해 거짓됨을 공격하는 것이다. 토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상대 주장을 메모하며 순식간에 반론 거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겠으나, 토론 전 미리 예측하고 반론 리스트를 만든다면 효과적이다. 또 상대의 반론을 예상하며 반론꺾기 준비도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반론과 반론꺾기를 할 때는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청중에게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줘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반론과 반론꺾기를 잘하기 위해선 세 가지 절차를 따라야 한다. 먼저 상대가 주장하는 원리를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다른 원리에 적용시켜 모순된 점을 찾는다. 이어 상대가 주장하는 원리에 맞지 않는 사례를 제시해 그 원리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원리를 모든 사람이나 상황에 적용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

 토론할 때 자료나 근거를 제시하려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흔히 상대는 ‘누가(어디에서) 제시한 자료인가요?’ ‘언제 발표한 통계인가요?’ 하고 묻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처가 믿을 만해야 한다. 그럼에도 토론 대회에 나서면 이기고 싶어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주관적인 생각, 거짓된 통계, 꾸며낸 이야기 등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모순되거나 논제와 무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피할 일이다. 토론의 목적은 이기는 게 아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선 두 가지 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왜’라는 질문을 습관화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통합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다. 사물이나 현상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양측의 가치를 분석하고 종합해 더 중요하고, 가치 있고, 미래지향적이며, 부가가치가 큰 것을 가려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늘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삶의 자세를 갖춘다면 우리는 어떤 논제를 만나도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권소림 삼각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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