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폐렴·축농증 원인 ‘폐구균’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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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폐구균 질환을 아십니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폐렴·중이염과 같은 질환은 잘 알면서 이들 질환의 원인균에 대해선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감기가 오래 지속돼 나타나는 합병증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 아태지역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83%가 폐렴의 위험도 인식은 높은 반면 폐렴이 폐구균에 의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폐구균은 페렴쌍구균으로 불리는 폐구균 박테리아. 콧속에 상주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렴·중이염·축농증은 물론 심하면 뇌수막염을 일으켜 생명마저 위협한다.

 가톨릭의대 소아과 강진한 교수는 “폐구균은 병원성이 강한 데다 항생제 내성이 커 저항력이 약한 아이 또는 노인에겐 매우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 팀이 6개 대학병원을 방문한 5세 이하 소아 213명을 조사한 결과, 34.5%인 73명의 콧속에서 폐구균이 검출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중 82.8%가 페니실린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는 폐구균에 감염되면 일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폐구균 질환을 막기 위해선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폐구균 질환을 막기 위한 백신이 나와 있다.

 미국의 경우 2000년을 전후해 폐구균 백신을 기본 접종으로 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국가필수접종에 폐구균 접종을 포함시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질병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폐구균 예방 백신을 도입한 이후 2001년 5세 이하 어린이의 폐구균 질환은 59%가 감소했고, 특히 2세 미만의 소아에선 94%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2세 미만 영유아의 30% 정도만이 폐구균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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