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사는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 삼남 … 부인·딸에 총 쏜 뒤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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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민우 신민당 전 총재의 셋째아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부인과 딸에게 총을 쏜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중태고, 딸은 총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 생명에는 지장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 이상호(54)씨는 LA 롤랜드 하이츠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10일 오전 7시20분쯤(현지시간) 부인 김경자(50), 딸 지희(26)씨에게 총을 쏜 뒤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현장에서 사망했다. 같은 집에 사는 한국인 교환학생 김모(17)양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2층 방에서 사망한 이씨와, 쓰러져 있는 부인과 딸을 발견했다. 김양은 “총소리가 3~4차례 들려 문을 걸어 잠그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평소 이씨 부부의 사이가 좋아 이런 일이 생기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부인과 딸을 USC 메디컬센터로 옮겼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의 조 시히 수사관은 “가정 불화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명 피자 체인점인 ‘마마 앤드 파파스 뉴욕 피자’ 5곳을 여러 명과 공동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한 지인은 한 달 전 채권자들이 이씨의 집에 찾아가 가족에게 빚독촉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이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우리 식구가 함께 죽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주 LA지사=정구현·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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