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물을 아끼자"연재를 보고-물관리 환경부 통합마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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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강수량은 약3천t으로 세계평균 3만4천t의 9%에 불과하며 물의 이용측면에서 보면 수자원의 공급여건이 좋은 나라는 결코 아니다.더구나 월별 강수량 변동이 심할뿐아니라 연도별.지역적 분포의 변동폭도 커서 이수(利 水)및 치수(治水)관리에 어려움을 주고있다.
이수관리 측면에서 보면 수자원의 양과 질 모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자원 예비율은 8%로 안정적인 공급을 하고 있다.그러나 계획중인 9개의 다목적 댐이 제때 개발된다 하더라도 용수수요가 3백30억t에 이를 2001년에는 예비율이 5%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각종 용수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목적댐및 관개용댐의 지속적인 개발등 수량개발 중장기 대책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광역상수도및 공업용수도 확충이 시급하며 대체용수로서 지하수의 체계적인 보존및 개발 대책의 추진,상수도 시설확충.누수손실량을 줄이기 위한 노후수도관 개량,절수시책추진등 용수 공급및 수요관리 대책도 이뤄져야 한다.
치수관리측면에서는 다목적댐에 의한 홍수조절,하천정비,도시및 농경지의 배수시설등에 의한 구조물적 대책과 홍수 예보.경보라든지 토지이용규제,수방활동등의 非구조물적 대책을 조화있게 동원해재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수량개발과 수질의 보전.관리는 투자가 선행돼야 가능하며 수자원사업의 경제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획.집행을 맡은 정부의 물관리 조직체계가 효율적이어야 하고 물관리 철학을 구현하는 기술행정관료의전문성도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번 정부의 대폭적인 조직개편에서도 여전히 건설교통부는 치수.이수등 수량관리를 맡게 됐고 환경부는 원수및 정수의 수질관리만 맡고 있다.이러한 물관리 체계로는 수량과 수질의 긴밀한 연계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원래 공공수역에서의 수량과 수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적정수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수량은 물 이용측면에서 가치가 없으며 적정수량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질유지는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수질.대기.폐기물.자연보전등을 포괄하는 환경관리체계의일원화(一元化)필요성의 측면에서 수량과 수질관리 업무도 환경부로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끝으로 물관리 조직체계를 운영하는 기술행정관료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정치가 행정을 지배하고 행정이 기술을 지배하는 현정부의 정책결정 관행때문에 기술관료들의 전문기술 습득노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정치나 행정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문 기술관료체제의 확립과 엘리트화 정책은 정부사업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보장받기 위한 선결과제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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