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가톨릭 은퇴신부 "司祭마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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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은퇴한 가톨릭 사제(司祭)들의 노후를 대비한 「사제마을」건립이 추진되고 있다.지난해 말 가톨릭신자와 신부 1백50여명은 사제마을건립추진모임 발기인대회를 갖고 대표에 이경재(李庚宰)신부를 선출했다.이들이 사제마을 건립을 추진하게 된 것은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노령 등으로 은퇴신부들의 남은 삶이 매우 어렵게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보자는 의지에서였다.
가톨릭 성직자중 노후에 사제마을과 같은 생활터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주로 교구 소속 신부들.수도회에 소속된 수녀와 신부들에겐 은퇴후에도 수도원에서 은퇴전과 같은 생활을 임종때까지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그러나 교구 소속으로 성당등에서 시무하는 신부들은 은퇴하면 성당을 떠나 교구청에서 마련해준 일반아파트에서 잊혀진 존재로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한다.
청빈과 고난의 삶을 자신의 길로 선택한 사제들은 그러한 말년을 묵묵히 받아들여왔다.
사제마을 건립장소는 성 라자로 마을이 위치한 몰압산 일대의 부지.건립취지에 공감하는 수원교구장 김남수주교의 부지사용허가를받았다.이곳은 서울.인천.춘천.대전등 중부권의 가톨릭교구와 가까운데다 연중 피정과 가톨릭의 여러 모임이 끊이 지 않는 곳이어서 은퇴한 신부들이 성직자.수도자 및 신자들과 영적 교류를 지속할 수 있고 현직에서의 경험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건물은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온 신부들이 공동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감안,한명씩 생활할 수 있는 독립가옥을여러채 지어 마을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며 현재 한양대 유희준교수가 설계중이다.이곳은 소속 교구에 관계없이 본인이 원하면 입주할 수 있고 은퇴한 사제뿐만 아니라 건강상 잠시 휴식이 필요한 사제등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다.李신부는 『은퇴사제들이 아무런걱정없이 신자와의 영적교류.기도.휴식을 할 수 있는 공동체의 필요성이 절실해 뜻을 같이하는 신자들과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올해말까지 적어도 4~5채의 건물을 완공,입주식을 가질 예 정이며 건설비용 모금을 위해 결성된 후원회(회장 박완서)가 회원을 모집중이다.회원들의 월회비는 2천원.지로번호 7616620 또는 조흥은행 호계동지점 계좌번호 512-04-283801로 입금하면 된다.0343○525655.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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