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힐러리 ‘엇갈린 쌍곡선’ 카메라는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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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비틀거리고 있다. 대세론 속에 승리를 낙관하던 힐러리가 오바마의 흑색돌풍에 흔들리는 모습은 외신사진만 봐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7일 전송된 2727장의 외신사진 가운데 힐러리 관련 사진이 118장, 오바마의 사진이 167장이었다. 오바마의 사진이 힐러리의 사진보다 훨씬 많았다. 의외였다.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인 4·5일 이틀 동안 힐러리 사진이 228장, 오바마는 340장이었다. 무려 8년 동안 누린 퍼스트레이디 프리미엄에다 그동안의 대세론을 감안한다면 선거를 앞둔 시점에 사진 분량에서의 힐러리의 열세는 정말 의외의 현상이었다. ‘오바마가 이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은 적중했다.

사진의 분량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사진의 품질이었다. 사진기자는 ‘팩트(fact)’와 ‘아트(art)’의 경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보도사진의 속성상 늘 팩트가 우선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트의 영역에 한쪽 발을 슬쩍 담근 보도사진을 ‘상위’로 봐주곤 한다. 4일 포커스아웃 된 성조기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오바마의 사진은 이미 지도자가 된 오바마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지역에서 들어오는 힐러리의 사진엔 열정이 식었고 상징은 미약했다. 유권자 앞에서 삿대질하는 힐러리의 찡그린 얼굴이 기억나는 사진일 뿐. 8일 힐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았던 힐러리가 뉴햄프셔에서 대중에게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오바마의 사진이 힐러리 사진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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