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체첸 대통령궁서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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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스크바.그로즈니=安成奎특파원.外信綜合]그로즈니 함락이 목전에 달한 가운데 러시아군은 15일 보병과 기갑부대를 동원,체첸 대통령궁을 포위한 채 압박공격을 가했다.
안드레이 안토노프 러시아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군이 체첸대통령궁을 완전 포위했으며 그로즈니 남부 도로를 비롯,도시 전체를 봉쇄했다고 밝혔다.러시아의 N-TV 방송은 러軍이 체첸 대통령궁에 진입,궁내에서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체첸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러시아군 소식통을 인용,대통령궁 장악이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전했고 인테르팍스 통신은『대통령궁 주변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나 체첸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러시아군이 건물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러시아군이 그로즈니의 각 구역과 건물을 차례로 점령했으며 러시아군의 이날 맹폭 과정에서 체첸 대통령궁이 직격탄에 피격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또 지금까지 공격대상에서 제외했던 그로즈니 인접 도시들에도 포격을 가하는등 공격목표를 대폭 확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대통령의 장남인 오블루르가 지난달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체첸 원로회의 의장이 밝힌 가운데 두다예프 대통령은 14일 독일(獨逸)의 벨트암 존타크紙와의 전화인터뷰에서 對러시아전쟁이 10년을 끌었던 아프간전쟁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경고,장기전 태세를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체첸을 무력으로 장악한 뒤 親러정권을 수립,선거를 실시한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옐친대통령의 민족담당 보좌관인 에밀 파인은 러시아가 유럽안보협력기구에 체첸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중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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