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類型.서술형 주관식 고교교실 본고사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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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행 2년째를 맞은 대학입시 본고사의 새로운 출제 경향이 일선 고교에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본고사 출제경향을 이끌어 온 서울대와 고려.연세.포항공대등 주요 대학은 한결같이 문제유형별 입시지도가 매우 어려운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한 문제들을 주로 출제한데다 난이도가 크게높아진 서술형 주관식 위주여서 기존 진학지도 방 식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대학당국은『주입식으로 진행되는 정형화된 문제풀이 지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출제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부분 일선고교들은『본고사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고액과외가 성행하고 학교교육 정상화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고교및 수험생=서울 동작고 연구주임 형남규(邢南圭.국어)교사는 13일『서울대등 주요대학이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은 영역과유형의 문제를 출제해 앞으로 진학지도 방침이 근본적으로 개선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상문고 3년주임 임명근(任明根)교사도『본고사 문제를 접하고 솔직히 난감한 심정이었다』면서『새로운 본고사 출제경향은 고교생과 일선고교가 감당하기에 지나치게 어려워 고액과외를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지원한 이희경(李熙敬.혜화여고3)양은 『학교나 학원에서 예상했던 문제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웠으며 특히 수학은 이제껏 보지 못한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항간연계가 강조돼 더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출제=서울대는 국어(논술)과목에서 문학의 시대적 연속성을 부각시키는등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선보였다.
또 연세대와 포항공대는『기존 문제유형의 탈피』를 공식 출제경향으로 공언하고 대수.기하등 다양한 영역의 수학적 원리와 개념을 복합적으로 응용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대학=연세대 출제위원장 남기심(南基心.국문)교수는『틀에 짜인 진학지도와 입시준비,과외공부 행태가 아닌 입시준비 판을 새로 짜겠다는게 출제방침인 만큼 수험생과 고교의 혼란은 이미 예상됐다』면서『수험생 혼란은 본고사 문제 난이도가 높아졌기보다 새 유형에 적응못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서울대 출제위원장 석경징(石璟澄)교수도『관점이나 소재등을제한하지 않은 논술문제가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꿔말해 일정한 주제가 주어지면 일정한 틀에 맞춰 글을 쓰는 잘못된훈련을 해온 탓』이라고 지적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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