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노마진 판매 논란-전문가.소비자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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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부분의 유통전문가와 소비자들은 롯데백화점의 이번 행사에 대해 「가격파괴」차원의 전략이나 새로운 상법이라기보다 변칙적인염가판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 경영학과 하영원(河英源)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노마진원가세일이라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신제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라며 『백화점에서까지 1~2년 지난 재고품을 갖다 놓고 원가세일이라고 파는 행위는 곤란 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원의 최충대(崔忠代)부장도 『원가판매 행사를 할때는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제품에 매입가격을 함께 붙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며 『특히 재고품일 경우에는 「이월상품」「재고상품」이라는 표시로 소비자들에게 적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 불광동에 사는 주부 김은영(金恩英.29)씨는 『믿을만한 백화점이 국내 최초로 시행하는 원가세일이라 큰 기대를 갖고 찾아 왔는데 온통 재고제품만 눈에 띄어 속은 기분』이라며 『이 정도의 재고품이라면 일반재래시장에서도 얼마 든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의류매장인 「지암비코」에 양복을 사러온 최도성(崔度成.42)씨는 『3만9천원에 파는 원가세일이라고 붙여 놓아 1시간 동안물건을 골랐으나 입을 만한 옷을 찾지 못해 헛수고했다』며 『쓸만한 제품은 모두 신제품이라며 30만~40만원 씩에 같은 매장내에서 팔고 있어 더욱 씁쓸했다』고 말했다.
반면 「기라로쉬」신사복 업체인 한주통상의 한 관계자는 『롯데측이 참여업체에 매장 수수료를 받지 않고 싼값에 물건을 팔도록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별도의 상설할인매장이 없이백화점 위주의 영업을 하는 업체들에는 이번 행 사가 재고품을 소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金是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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