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바로알자>괴팍성과 머리 좋은것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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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수는 맏이로 학교 공부나 자기가 맡은 일에 완벽한 편이다.
자기 혼자서 하는 일에는 한치의 틀림이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협조해야 할 때는 갈등을 일으키기 일쑤다.둘째 인규는 지능 수준은 형과 비슷하지만 참을 줄도 알고 상대방 입장을 이해해 주기도 한다.이 두 형제중 누가 더 생산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하게 될까.
흔히 영재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먹는 것에도 관심이 없으며 책만 보고 몸이 허약해 성격이 괴팍스럽다고 알고 있다.또 사회성이 부족하고 커서는 결혼생활도 원만치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이것은 사실인가.지능과 영재성에 관한 기념비적인 연구를 남긴 터만(Terman)은 지능지수 1백40이상인 11세 아동 3백명의 행적을 25년간 관찰했다.
이들이 36세가 되었을 때 성공해 전문직종에서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1백50명과 보통 수준이하의 직업을 갖고 그럭저럭 살고 있는 1백50명을 비교한 이 연구는 지능이높다고 해서 당연히 성공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지능수준이 같은 영재의 성공여부가 달라지는 가장 큰 요인은 성격 차이.즉 성공한 영재들은 그렇지 않은 영재들보다 신체적.성격적으로 더 강하고 사회성과 유머감각도 뛰어났다.이들은 자기 발전의 열망이 크고 주관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상 황에서 남의 의견에 따르기보다 자기 주관을 강하게 나타내며 주의집중력이 강했다.이와함께 특출한 유머감각이 있어 어려운 갈등상황을 창의적으로 잘 극복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영재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영재들이 허약하다거나 성격이 괴팍스럽다고 말해왔다.그러나 터만의 연구이후 이런 특성은 영재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오히려 지금까지알려져왔던 것과는 달리 영재중에서도 정신적.신체 적으로 건강한사람의 성공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착하고 좋은 아이로 여기는 오늘날 부모들의 왜곡된 교육관과 가치관은 막상 사회에 나왔을 때 제구실을 못하는 「책상앞의 호랑이」만 길러내는 결과를초래할 수 있다.우리의 자녀교육은 지식을 더 가 르쳐 주고자 노력하기 보다 좀더 강한 의지와 실패의 두려움을 모르는 성숙한인간으로 키우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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