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홈뱅킹 해커.신상정보 밀거래 본격 컴퓨터범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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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본인 모르게 통장에서 돈이 빠져 나가고 개인 신상이 아무데로나 유출돼 엉뚱한 범죄에 이용된다.
누구에게 어떻게 당하는지조차 알지도 못하고,피해자만 곳곳에서나타나는 컴퓨터범죄가 잇따라 대책보완이 시급하다.
◇사례=서울남대문경찰서는 9일 (주)한국PC통신 회원인 H대생 金모(21)군이 하이텔의 홈뱅킹 서비스를 이용,다른 회원의예금을 불법인출한 혐의를 잡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金군 명의의 예금계좌와 통장원본등 관련서류에 대 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홈뱅킹이란 컴퓨터통신을 통해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거래를할수있는 제도로 金군은 지난해 10월5일 또다른 회원 金모씨의비자카드에 입금된 50만원을 컴퓨터를 조작해 자신의 계좌로 입금시키는등 두차례에 걸쳐 1백만원을 불법인출한 혐의다.
金군은 또 지난해 12월14일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시중은행에제시해 통장을 개설한뒤 같은 방법으로 하이텔 회원 黃모씨등 3명의 계좌에서 50만원씩을 불법으로 빼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홈뱅킹의 경우 거래당사자의 은행과 하이텔의 비밀번호를모두 알아야 하는데도 金군이 돈을 빼내갈수 있었던 점으로 미뤄하이텔의 중앙컴퓨터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9일 서울종로경찰서에서 긴급구속영장이 발부된 서울강동구길동 H컴퓨터 과장 간종천(簡鍾千.30.서울송파구풍납동)씨는 자신의회사 컴퓨터에 수록된 회원 2만명의 개인신상정보를 1인당 50원씩 1백만원을 받고 鄭필래(28.구속)씨등에게 팔아넘겼다.
鄭씨등은 이 정보를 이용,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설립할 예정인 평가법인체의 非실무이사로 추대됐으니 전산관리비를 송금하라』며 4백12명으로부터 1억2천2백만원을 가로챘다.
◇문제점=컴퓨터 범죄는 해마다 급증추세지만 수사당국엔 컴퓨터범죄 전문가가 전무한 것은 물론 그동안 발생한 컴퓨터범죄에 대한 정확한 통계수치조차 없는 실정이다.
컴퓨터 보급대수는 지난해말 기준 4백80만대이며 범죄침투가 용이한 컴퓨터통신망 회원은 현재 50만명으로 해마다 급증추세여서 범죄대상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통신개발연구원 통신정책연구실 김국진(金國鎭.34)연구원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각종 제도가실시되고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컴퓨터범죄에 대한 전문적인 수사조직도 없는 실정』이라며 『법조계.수 사관채용과 교육에 컴퓨터과목을 반영하는 것을 비롯,컴퓨터통신망 가입자들의 사용윤리교육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洪炳基.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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