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신조어로 돌아본 취업시장 이태백이 삼태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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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취업난은 2007년에도 여전히 큰 사회적 이슈였다. 기발한 신조어를 통해 답답했던 지난해 취업시장을 돌아봤다.

◆NG(No Graduation)족=졸업 못할 뾰족한 연유도 없는데 취업 때문에 졸업을 미루는 학생을 뜻한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한 조사를 보면 올 2월 미취업 졸업예정자 가운데 59%가 졸업을 연기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졸업생보다는 재학생이어야 구직 활동에 유리하다는 통념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대학 4년을 다니고도 한 해를 더 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대오족(대학교 5학년)’이 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장미족’이 되는 것. 장기간 미취업 상태인 졸업생을 뜻하는 신조어다.

◆삼태백=청년실업의 대명사 이태백의 진화다. ‘20대 태반이 백수’라고 해서 생겨난 ‘이태백’은 외환위기 10년이 되면서 3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삼태백’으로 고스란히 바뀌었다.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청년실업이 연령대를 넓혀가며 확산된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것과 달리 아예 사회에 첫발을 딛지 못한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88만원 세대=20대로 월급이 평균 88만원인 비정규직 세대를 빗댄 말. 경제학자 우석훈·박권일씨가 지난해 8월 출간한 책의 제목이 사회적인 유행어가 됐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 준다. 20대 중 95%가 비정규직의 삶을 살고 비정규직 평균 임금(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 비율(74%)을 곱해서 나온 수치가 88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 밖에 공휴족(恐休族·쉬는 것이 두려운 대학생), 나홀로족(취업을 위해 혼자 공부하고 식사하는 외골수의 구직자) 같은 신조어도 나왔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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