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로 짝퉁과 '합작'한 유망 중소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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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외 레저 스포츠 용품 업계에서 큰 바람을 일으킨 ‘에스보드’의 제조업체가 중국산 짝퉁에 시달리다 못해 아예 국내 공장 문을 닫고 중국의 짝퉁 공장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에스보드는 국내에서 개발한 신종 스포츠 기구로 바퀴가 2개이면서도 중심을 잘 잡고 나아가는 자전거의 원리를 스케이트보드에 적용한 것. 2004년 피츠버그에서 열린 세계 발명품 전시회 INPEX 2004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YTN 보도에 따르면‘에스보드’제조사는 국내 특허를 내는데 2억 원을 썼는데 짝퉁 소송 비용으로 8억 원이 들었다. 지난해 100억 원에 육박했던 매출액은 올해 20억 원으로 급감했고 공장마저 문을 닫았다.

대신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의 짝퉁 공장 50여 곳 가운데 가장 큰 공장 한 곳과 아예 정식 계약을 맺었다. 그 회사에게 제품 생산을 맡기는 이 회사로 하여금 주변의 짝퉁 제품을 단속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짝퉁이 근절되지 않아 이 업체는 여러 개의 신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생산을 미루고 있다.

그나마 이 업체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국산 짝퉁 때문에 아예 사업을 접어야할 지경에 이른 중소업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자금력과 영업망을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극복하려는 중소기업에게 짝퉁과의 싸움은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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