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삼성 따라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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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의 전자업체인 도시바(東芝)가 1조4000억 엔(11조 6000억원)을 들여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두 개의 공장을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달 들어 미에(三重)현에서 제4공장을 가동했는데 추가로 5·6공장을 내년에 착공해 2009년부터 일부 가동한다는 것이다. 이미 공장을 증설한 도시바가 추가로 설비 투자를 발표한 것은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시바가 생산을 늘리려는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용 메모리카드에 쓰이는 ‘낸드(NAND)형’이다.

 도시바의 현 생산능력은 월 20만 장(300㎜ 웨이퍼 기준) 수준이지만 2009년에는 월 40만 장 규모가 된다. 여기에 5· 6 공장이 추가되면 생산능력은 월 80만 장이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의 제4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09년에는 생산능력에서 삼성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미국 오스틴의 300㎜ 웨이퍼 반도체 공장을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운영하는 등 삼성도 도시바 못지않게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까지 7개 반도체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세계 1위인 낸드플래시와 D램, 양쪽의 생산능력을 고르게 키워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는 도시바보다 한 수 위라고 자신한다. 삼성전자는 10월 세계 최초로 30나노급 60기가바이트 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고, 내년부터는 40나노급을 본격 양산한다. 도시바는 아직 30나노급을 개발하지 못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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