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좌절 안고 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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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년 2월 24일 퇴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귀향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2월 25일 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기로 했다. 함께 내려갈 비서진도 내정됐다. 김경수 연설기획비서관과 문용욱 1부속실장, 그리고 권양숙 여사를 담당한 박은하 행정관 등 3명이다.

386 측근들의 맏형 격인 이호철 민정수석도 최근 "퇴임한 뒤에도 당분간 대통령 주변을 돌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거주할 봉하마을 사저는 내년 1월 중순께 완공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27일 밤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200여 명과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재임 중 가장 아쉬웠던 일로 '열린우리당 해체'를 꼽으며 참석자들에게 "정치 세력화를 자제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단순히 노무현 정당이 아니라 지역당에서 전국당으로 가는 도덕적 가치였고, 제 모든 정치적 자산을 바쳤는데 이런 전략적 근거와 가치가 없어져 정말 가슴이 아프다. 이제 한국 정치에 대한 암담함과 좌절을 안고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이 있었더라면 앞으로 도울 일이라도 있겠지만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며 "여러분에게 정치적으로 뭘 하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 편안하게 만나 친목을 도모하자"고 덧붙였다.

◆참평포럼 "역사에 평가 넘긴다"=청와대 비서진과 현 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이 지난 4월 구성한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이 28일 공식 해산했다. 지역별 대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에서 열린 '시.도 참평 확대 연석회의'에서 이병완 대표(전 청와대 비서실장)는 "참여정부가 해온 일이 억울하게 폄훼되는 것을 볼 수 없어 출범했던 포럼은 오늘로 막을 내리고 역사의 무대로 평가를 넘겨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박승희.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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