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 제2창당 어디까지 가나-JP위상 스무고개 수수께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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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의 민자당 전당대회는 마치「스무고개」문제를 푸는 것 같다.핵심은 김종필(金鍾泌)대표의 거취문제다.제2창당이란 구호는 해답을 싸고있는 껍질과도 같다.현재까지 다섯고개 정도 넘어선 것 같다.
대강은 해답이 보이는 것도 같은 감이다.지금까지 드러난 것으로는 金대표의 위치가 크게 흔들리는 조짐이다.그렇다고 섣불리 해답을 제시해볼수도 없다.열다섯고개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당의 체제변화를 얼마큼 시도할 것인가도 미지수다.새로운 김영삼(金泳三)黨을 만든다는 정도로 변화시킨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해답은 金대통령만이 알고있다.
스무고개의 시작은 전당대회를 하느냐 마느냐였다.대답은「한다」는 것이었다.金대통령도 당직개편연기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확인했다.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지도체제는 어떻게 되느냐가 두번째 고개였다.갑론을박(甲論乙駁)이 있었다.부총재 경선얘기까지도 있었다.민자당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체제의 변화는 없다는 대답이었다.金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이같은 방침이 정해졌다.전당대회의 성격이 세번째 질문이었다.「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치르라는 대통령의 지시였다.
金대표는 지자체 선거 출정식의 성격으로 해석했다.
단합의 계기로 확대해석까지 했다.그것은 자기위상의 불변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네번째 질문은 민자당의 당명(黨名)은 어떻게 할것인가였다.「바꾼다」는 결론이 나왔다.구구한 해석이 나왔다.3계파의 연합정당이란 인식을 불식시키기위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불과 며칠전 金대표는 3당합당정신의 존중을 말한 바 있다.당명(黨名)교체와는 반대되는 얘기였다.
당연히 金대표는 당명변경방침을 알고있었느냐하는 질문이 나올만하다.다섯번째 고개다.그러나 명쾌한 대답은 없다.다만 정황으로추론해볼뿐이다.적어도 金대표의 의사는 무시된게 분명하다.알고있었다해도 비공식경로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된게 확 실한것 같다.
金대표는 29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출했다. 당명의 변경은 민자당의 새출발을 의미한다.그것은 3계파의 지분을 없앤다는 의미다.金대표의 존재의미는 그만큼 희석된다. 다섯고개를 넘고보니 제2창당은 金대표의 위상과 관련이 있어보인다.그러나 모두 金대표의 위상과는 관계없다고 말한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해답은 지금부터 만들어 나간다』고 말한다. 金대표는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나는 물러날때를 아는 사람이다.물러날때는 조용히 물러난다.』金대표는 허튼말을 하는 사람은 아닌것으로 알려져있다.현 집권주도세력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믿으려한다.그리고 어쩌면 지금이「그때」라는 메시지를 보 내는것같다.金대통령은 지난26일 민자당의원들과의 만찬에서 金대표의 위상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다만 金대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보는것 같다.金대표는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잠자기전에 할일이있다.』자신의 생각을 프로스트의 詩구절을 인 용해 밝힌 것이다.金대표가 버티는한 그가 쉽게 잠들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여권은 총력체제를 구축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전당대회가 임박해서야 결론이 날 것이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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