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포항 정기운항-남북항로 운영 한성선박.삼선해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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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북경협과 교류확대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서 장미빛 꿈에 부푼 해운업체들이 있다.91년부터 각각 남북항로를 개설,운영하고있는 한성선박(대표 崔風南)과 삼선해운(대표 宋忠元.金鐵山).
이들 두 업체는 그동안 남북 정치.경제상황의 잦 은 변동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의 남북교역은 계속 늘어온데다 이 추세가 내년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의욕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는 모두 내년의 최대 목표를 인천~남포 항로의 정기서비스로 잡고 있다.한성은 정해진 요일에 월 2회,삼선은 월3회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또 부산~청진 항로에 수산물 냉동컨테이너선(한성)과 시멘트등의 컨테이너선(삼선)을 최소 월 1~2회정도 띄운다는 계획이다. 남북직항로 운항에 따른 운임이 전체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작년의 경우 한성 30%,삼선 3%수준.삼선의 작년 대북직항로운임수입은 70억원 정도였다.
양사 모두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적하는 대북직항로 운항의 최대 애로는 북측의선적화물 준비여부를 파악하기 곤란하다는 점과 제3국을 통해야 하는 통신사정이다.
배가 일단 북한측 영해로 넘어가면 통신이 두절돼 제3국을 통해 운항지시를 해야 하므로 이에 따른 시간.비용낭비가 크다는 것.또 북한측의 빈번한 선적지연으로 남쪽에서 떠났던 배가 짐을싣지 못한채 막대한 체선료를 물며 수십일씩 북한 항구에서 대기하기 일쑤라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국내 유수의 해운사들이 아직 남북직항로 개설을 망설이고 있는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라고 삼선해운의 김정환(金正煥)차장은 말한다. ○…남북간 항로운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북한의 정치.
경제사정에 대한 신속.정확한 정보입수다.
한성의 김언동(金彦東)과장은 『북한내부 변화의 정보에 관한한국내 어느 누구보다 확실한 루트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한성과 삼선의 북한담당부서는 국내 무역회사의 해외 주재원.외국화주(貨主).제3국 선박대리점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한의 정치.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정보를 입수,영업활동에 참고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한성은 올해 4월께부터 북한의 생필품 구득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국내 중소기업들에 설탕.
치약.비누.볼펜등을 북한에 보내도록 종용하기도 했다고.삼선해운은 보다 정확한 북한지역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내년초 중국 옌지(延吉)에 지사를 설치,북한출입이 가능한 조선족 인사들을 고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중국.온두라스등 제3국의 배를 장단기 용선하고러시아등의 선원을 고용,북한에 들어가고 있다.
주로 운항하는 인천~남포항로의 경우 선적에서 하역까지 3일정도 소요되며 운임조건은 임가공의 경우 국내 업체가 모든 비용을부담하고,임가공외에 북한에서 물건을 보낼 경우는 본선인도가격(FOB)조건이 대부분이다.
남한에서 보내는 제품은 주로 임가공용 부품과 생필품이며 북한에서 들여오는 것은 임가공 완제품과 아연괴.농수산물등 1차산품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한성의 경우 92년 봄 인천항에서 현대.대우차등 중고차 40~50대를 청진항으로 운송하는등 자동차.전자제품등도 간헐적으로 실어 보낸다는 것.물론 어느 경우에나 한국을 나타내는문자는 모두 삭제해야 하역이 허용된다는 게 관계 자의 말이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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