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무더기 '코드 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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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조작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게 황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박 전 보좌관 등 전직 정무직 고위 공무원 47명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안을 의결했다. 국정 운영에 참여해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뒤 퇴임했다는 명목이었다.

훈장을 받은 전직 공무원 중에는 박 전 보좌관 외에도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문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정호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 청와대 출신 인사 4명이 포함됐다. 이 전 실장은 청조근정훈장을, 정 전 보좌관과 이 전 수석은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주 국무회의 때도 기자실 통폐합을 주도한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근정훈장은 전.현직 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친노 인사에 대한 무더기 코드 훈장은 국민에게 훈장이 아니라 실책의 낙인으로 비칠 뿐"이라며 "임기 말 대통령이 할 일은 측근 챙기기가 아니라 원만한 국정 마무리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신홍.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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