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産 평양소주 30만병 부산세관서 半年間 꽁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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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北京=文日鉉특파원]실향민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북한산 평양소주 30만병이 반년이 지나도록 갈 곳을 잃은 채 부산세관에 묶여 있다.
韓中관계당국및 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평양소주는 북한의 조선식료무역회사에서 제조,지난 6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중국계무역회사 J社가 컨테이너 17개에 실어 신의주에서 부산으로 들여왔던 것이다.그러나 이들 제품이 주정(酒精)에 서부터 술병.
병마개까지 거의 대부분의 원부자재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와 북한에서는 이를 병에 담아주고 원산지증명서만 발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부산세관의 통관검사에서도 불량품이 많다는 사실이 적발돼 세관에 묶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중국의 J무역회사는 지난 92년부터 북한에서 평양소주를 사들여 한국내에서 평양소주가 날개 돋친듯 팔리자 수입상들의 가격경쟁을 부추길 요량으로 수입처도 정하지 않은 채 물건을 반입시켰다.이에 따라 대금지불이 수개월째 연기되면서 북한 측이 최근관계자를 단둥에 보내 결제를 강력히 요구했으며,궁지에 몰린 중국무역상은 한국업체들과 만나 문제의 평양소주를 처분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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