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 내부갈등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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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못지않은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자리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후안 아벨란제FIFA회장(78.브라질)의 20년 장기집권체제가 잇따른 도전으로 붕괴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가장 강력한도전세력은 역시 축구의 종가를 자처하는 유럽.
유럽축구연맹측(UEFA)은 아벨란제회장이 지난 74년이후 회장직을 맡으면서 유럽의 자존심을 건드려 온데다 최근 98월드컵을 준비중인 프랑스를 방문,개최후보지선정에 개입해 미셸 플라티니 98프랑스월드컵조직위원장과 마찰을 빚자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FIFA총회에 앞서 아벨란제회장의 6기연임에 반대,회장출마를 선언했던 조셉 블래터 FIFA사무총장과레나르트 요한센 UEFA회장이 다시 맹공을 퍼붓고 있다.
요한센 회장은 최근『아벨란제회장의 전횡이 계속된다면 UEFA를 FIFA로부터 분리시키겠다』고 폭탄선언했다.또 아벨란제회장이 최근 UE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인사들을 FIFA상임위원에 지명,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참다못한 아시아축구연맹 역시 반발세력에 가세한 것.
술탄 아마드 샤흐 AFC회장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아벨란제회장의 전횡으로 위기에 처한 FIFA를 구하기 위해 5대륙 축구연맹회장들의 비상대책회의를 갖자』고 제의,회장단에 치명타를가했다. 아벨란제회장은 지난 6월 FIFA총회에서 반발세력들을가까스로 무마,6기연임에 성공했으나 4년임기를 보장받은뒤 독단적인 행동을 재개(?)하자 다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 유치권 결정과 경기규칙등 국제축구업무를 총괄하는 FIFA회장은 IOC위원장.IAAF(국제육상연맹)회장등과 함께 이른바 국제체육계의 「빅3」중 하나로 1백70여개의 회원국을 거느리며 세계최고의 스포츠 흥행권을 장악하고 있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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