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화제] 영남대 졸업 주부 박성희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 "가난으로 배우지 못한 한을 풀고 싶었는데 이제 그 소망을 조금 이룬 듯합니다."

21일 영남대 졸업식에서 3개 학사학위와 자격증을 받는 주부 대학생 박성희(朴誠熺.36.대구시 북구 복현동.사진)씨의 소감이다.

6학년 아들을 둔 朴씨는 영남대에서 주전공인 경영학 외에 아동학과 국어국문학을 복수 전공해 경영학.문학사 등 3개 학사학위를 한꺼번에 받는다.

朴씨는 또 재학중 교직과목을 이수, 실업계(상업)고교와 중등학교(국어), 유치원 2급 정교사 자격증 등 3개 자격증을 동시에 받는 쾌거도 이뤘다.

그는 1999년 영남대에 입학, 남편 뒷바라지와 아들을 키우며 대학생활 5년만에 졸업했다.

朴씨는 86년 경북여상을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포기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은행을 다니며 방송통신대학에 들어갔지만 힘든 업무 때문에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는 결혼한 뒤에도 못배운 한을 풀어야겠다는 오기로 틈틈이 공부했다.

마침내 99년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영남대 경영학부에 입학했다. 대학 진학 뒤에는 하루 4~5시간씩 잠 자며 공부에 열중했다. 5개월 뒤 둘째를 출산할 예정인 朴씨는 출산 뒤 평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