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화장품 자회사까지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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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외국계 화장품회사들이 국내 화장품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동일계열의 자(子)회사가 모(母)기업과는 별도로 국내에들어와 경쟁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화장품그룹인 에스티 로더의 계열사가운데 하나인 크리니크는 최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6일)과 잠실점(14일)에 2개 점포를 잇따라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크리니크는 냄새가 전혀 없는 기초및 메이크업 제품등 1백50여종의 화장품을 국내에 선보였는데 의사.간호사처럼 하얀 가운을입은 컨설턴트들이 고객을 상대로 화장하는 방법을 상담해주고 화장품도 함께 파는 독특한 판매기법을 사용하고 있 다.
또 롯데 본점 크리니크 코너의 경우 고객들에게 3가지 샘플을준후 1주일후에 피부반응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로써 에스티 로더 그룹은 91년8월 모(母)기업인 에스티 로더가 처음한국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6개 계열사 가운데 아라미스에 이어 크리니크가 들어옴으로써 모두 3개사가 국내에서 별도의 영업을 하게 됐다.
크리니크 인터내셔널의 나다니엘 벤슨 부사장은 『3년전부터 한국진출을 준비해 왔다』면서 『지난 6일 개점한 1호점(롯데 본점)에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부터 매장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일계열의 외국화장품회사들이 국내에서 별도로 영업하고 있는 것은 프랑스의 로레알 그룹(모회사인 로레알과 자회사인 랑콤이 동반 진출)에 이어 에스티 로더가 두번째인데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국 화장품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이 같은 동반진출및 별도영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업계의 한 관계자는『외국 화장품회사들이 독특한 서비스와 판매전략을 갖고 줄줄이 한국에 들어오고 이처럼 동일계열사들끼리도 경쟁을 벌이고있어 국내업체들의 기술개발및 거래질서 정상화 를 서두르지 않는한 외국화장품업체에 의한 국내시장 잠식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말까지 외국 화장품 수입은 1억8천23만1천달러로 작년 한해 수준(8천7백17만1천달러)을 이미넘어섰으며 전년동기(前年同期)대비 50.0%의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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