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쥐었던 충청표 3파전 양상 … 4·9총선 격돌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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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7년 대선에서 충청 지역 유권자들은 보수 후보를 선택했다.'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행정수도 이전' 같은 깜짝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인지 1997년과 2002년의 '호충(호남+충청) 연대'를 이번에는 거부했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특히 충남에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제쳐놓고 두 보수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이 지역에서 이명박(34.3%).이회창(33.2%) 후보의 표 차이는 1.1%포인트(9434표)로 초박빙이었다. 16개 시.군 중 두 후보가 각각 1위를 절반씩 나눠가졌다. 공교롭게도 두 이 후보는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충남을 남북으로 반반씩 차지했다.

차령산맥 이남 지역인 공주.홍성.연기 등에선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이회창 후보가 1위였다. 그의 선영이 있는 예산군은 66.9%의 몰표를 던졌다.

이명박 후보를 지원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고향인 부여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4.5%포인트 차이로 이명박 후보를 따돌렸다. 지난 두 차례 대선 때 충청에서 패하며 대권의 꿈을 접었던 이회창 후보는 이번에는 충청권에 강력한 기반을 건설했다.

반면 차령산맥 이북 지역은 이명박 후보 차지였다. 그는 천안.아산.당진.서산 등에서 4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특히 이인제 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논산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28.9%로 이회창 후보(23.5%)를 눌렀다. 이인제 후보는 11.5%에 그쳤다. 기름 유출 피해를 본 태안군에선 이명박 후보(35.1%)와 이회창 후보(31.3%)가 접전을 펼쳤다.

대전 지역도 이명박-이회창의 싸움이었다. 이명박 후보가 7.4%포인트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앞섰다. 두 후보의 전국 득표율 차이(33.6%포인트)에 비하면 표 차가 작은 셈이다.

그러나 수도권과 인접하고 있는 충북 민심은 달랐다. 41.6%를 득표한 이명박 후보가 12개 시.군 전 지역에서 1위를 지켰다. 오히려 정동영 후보(23.8%)와 이회창 후보(23.4%)가 2위 자리를 놓고 0.4%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를 벌였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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