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 李鵬 訪韓후삐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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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2의 밀월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인식됐던 북한과 중국간에최근들어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양국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음은 북한이 노동신문(12월1일자)을 통해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난한 시점에서부터 포착되기시작해 최근 북한노동당 중앙위 신임국제부장 현준극(玄峻極)의 중국방문 기간중 중국측의 태도에서도 분명하게 나 타나고 있다.
중국측은 그동안 관례를 깨고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겸 黨총서기를 면담하고 싶다는 북한노동당측의 요청을 묵살하고 대신 정치국상무위원중 가장 서열이 낮은 후진타오(胡錦濤)로 하여금 玄을 접견케 했다.이는 양국간 관례상 찾아 보기 힘든 돌출적「사건」이란게 중국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공산당의 국제부장은 공산당간 교류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중책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黨의 최고책임자가 접견 하는 것이 상례였다.올초 황장엽(黃長燁)前국제부장의 중국방문 에서 江총서기가 직접 접견했고 2월리수정(李淑錚)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북한방문때에는 김일성(金日成)이 李를 접견했다.
따라서 江총서기가 북한노동당 신임국제부장 玄의 접견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바로 중국측 불만표시에 다름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국측은 또『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 제3의 국가가 한 역할은 전혀없다』『남북대화에 대해 모 국가가 「건설적 역할」「중재」운운하는데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한 노동신문의비판대상이 바로 중국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특히『남북대 화는 조속히 재개돼야 하며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중국측이 건설적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란 리펑(李鵬)총리의 서울발언에 대해 거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볼 수 있다.중국 고위관계자들은노동신문의 사설을 보고받은 李총리가 『이럴 수가 있나』라며 대단히 화를 냈으며 바로 이같은 분위기가 하루 뒤인 2일 중국을방문한 玄국제부장에 대한 예우에서 곧바로 나타났다고 전하고 있다. 양국간 관계가 삐걱 거리는 것은 무엇보다 李총리의 한국방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평화협정.남북대화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국의 현격한 견해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우선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과 미국간에 이 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남북한.미국.중국등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다.
[北京=文日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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