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태평양마라톤 全盲부문 우승 姜大錫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정상인도 완주가 힘들다는 마라톤 풀코스에서 우승해 너무 기쁩니다.그동안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시각장애인 동료들에게영광을 돌립니다.』 지난 11일 일본 미야자키(宮崎)현에서 열린 제8회 태평양마라톤대회 시각장애인 부문에서 우승하고 돌아온강대석(姜大錫.35)씨.
姜씨는 3천여명의 정상인및 시각장애인이 참가한 이 대회의 전맹(全盲-완전히 시력을 잃은 장애인)부문에서 일본.중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우승기록은 3시간15분18초.정상인을 포함한 출전선수 전체에서 3백위안에 드는 놀라운 기록이다.
『우승은 했지만 목표로 삼았던 3시간내 진입에는 실패해 너무아쉽습니다.자신있었는데 초반에 정상인과 뒤섞여 앞으로 나서지 못해 기록이 좋지 않았습니다.』 시각장애인 마라톤은 약시(弱視)부와 전맹부로 나뉘는데 약간의 시력을 가지고 있는 약시부는 혼자 뛰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부는 길을 인도하는 가이드와연결된 헝겊끈을 붙잡고 달린다.
이번이 두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는 姜씨는 첫 풀코스 도전이었던 지난 9월 베이징(北京)장애인 마라톤대회에서도 시각장애인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강원도춘천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명진학교 고등부1년생인 姜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5년전.
체육시간마다 유달리 달리기를 잘하는 姜씨를 발견한 체육교사 박하근(朴河根.37)씨가 姜씨에게 운동량이 부족하기 쉬운 시각장애인의 건강관리와 장애극복을 위해 권유,시작하게 됐다.
『수업이 없는 오전과 방과후에 매일 3시간씩 훈련을 했습니다.연습장소가 마땅치 않아 교내 잔디밭을 달리거나 실내에서 러닝머신과 고정자전거를 이용해 연습했습니다.』 92년 국내 맹인복지연합회의 12㎞ 단축마라톤에 첫 출전,우승한 이후 3연패를 달성한 姜씨는 시각장애인 마라톤의 국내 1인자다.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하다는 것 빼고는 정상인과 다름없는 사람들입니다.이번 저의 우승이 많은 장애인에게 용기를 주고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姜씨는 개선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동료장애인들이 준 꽃다발을 받아들고 힘주어 말했다.
〈尹碩浚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