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계산바쁜 與野내부-後대회 힘잃어동교동系당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자당의 조기 전당대회 방침이 민주당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특히 동교동계(내외연)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동교동계는 민자당의 전당대회 소식에 당황해 하는 표정이다.민주당의 조기 전당대회론자들이 민자당의 전당대회 소집방침에 힘을얻고 있기 때문이다.
동교동계는 이기택(李基澤)대표의 12.12반란이후 오랜 고심끝에 최근「先 지방선거 後 전당대회」의 정치일정을 마련했다.
권노갑(權魯甲.목포)최고위원은 지난주부터 김원기(金元基.정주-정읍).조세형(趙世衡.서울성동을)최고위원등 대부분의 최고위원과 당무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를 협의해왔다.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이기택대표.김상현(金相賢)고문 진영에 맞서 나머지최고위원들과의 연대를 모색한 것이다.상당수 최고위원들도 先 전당대회가 가져올「불확실한 미래」보다 後 전당대회가 가져올「기득권의 연장,지방선거 공천권 유지」를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민자당 전당대회 개최를 지시해이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국면에 처했다.여당도 전당대회를 여는데 어떻게 야당이 안 열려 하느냐는 반론이 힘을 얻게 됐다.동교동은 그래서 괴롭다.전당대회를 치르려면 李 대표와의 동거(同居)여부를 조기에 결정지어야 하는데 이게 여의치 않다.李대표는 뚜렷한 화해 노력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설령 화해를 한다 해도 김대중(金大中)씨와의 신뢰관계 회복이 미심쩍다.
동교동 내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맞아 다시 3인 공동대표제를 꺼내고 있다.한 핵심 관계자는『어차피 지역대결 구도로 지자체 선거가 진행된다면 간판이 많을수록 좋다』고 말한다.최형우(崔炯佑)내무장관의「3인 부총재」論과 일맥상통하는 발상 같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바로 李대표다.홀로 대표를 요구하는 李대표가 이같은 구상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당이 깨지는 것도 불사할 각오가 돼야 추진할 수 있는게 공동대표 구상이다.동교동과 李대표는 조만간 한바탕 밀고당기기를 본격 시작할 것같다.이 사이에서 김상현고문은 어부지리를 위해 바빠질 것이다.
〈金鉉宗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