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장기투자가 기본이지만 펀드도 손절매 전략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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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투자는 결국 타이밍입니다. 어떤 상품에 투자했느냐보다 언제 투자해 언제 빠져나오느냐가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 점에서 펀드 투자에도 손절매 전략이 필요합니다.”
 
치솟던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세계적인 경제 불안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펀드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손실폭을 키우고 있는 리츠 등 일부 펀드 투자자는 마냥 기다릴 수도, 그렇다고 큰 손해를 보고 환매할 수도 없어 전전긍긍이다.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 이동희(사진) 센터장은 “펀드는 장기투자가 기본”이라며 “그러나 전망이 안 좋은 펀드를 무조건 들고 있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펀드 손절매 노하우를 몇 가지 알려줬다.
 
이 센터장은 우선 갖고 있는 펀드 수익률을 꼼꼼히 챙겨보라고 권했다. 투자 전에 미리 내가 가입하는 펀드가 어느 정도 손실이 발생하면 손절매할 것인지 가이드 라인을 정해 놓고, 이 선을 넘어가는지 아닌지를 면밀히 보라는 것이다. 예컨대 연초 리츠펀드나 일본펀드에 가입하면서 손절매 타이밍을 -5%로 정했다고 치자. 이 펀드 수익률이 -5%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펀드 손절매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넋 놓고 있다가 이미 -15~-20% 이상 크게 손해를 보고 있는 시점까지 다다르면 환매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도 진짜 환매할지는 펀드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변수가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또 당초 펀드에 투자하면서 유망하다고 전망됐던 부분에 변화가 없는지를 점검한 뒤 신중하게 해야 한다. 가령 리츠펀드의 경우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면 당분간 리츠펀드 수익률이 회복할 가능성도 그만큼 작아진다고 보고 빨리 다른 상품을 찾아보는 게 좋다. 부동산과 금리는 서로 상극관계라 최근 금리 인상이 리츠펀드 수익률 부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경기가 좋을 거란 기대감으로 리츠펀드에 가입했는데 거꾸로 부동산 침체 기미가 보인다면 역시 환매하는 게 더 낫다.
 
리츠펀드의 경우 금리 동향을 챙겨보는 게 중요하다면 중국펀드는 인플레, 브릭스 펀드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수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이 센터장은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보유종목에서 손실이 나면 이를 대체할 종목이 있어 손절매 전략이 아주 유효하다”며 “그러나 펀드는 종류가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유형별로 몇 가지 안 되는 만큼 펀드를 갈아탈 때는 수익률 잣대 외에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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