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세계적인 경제 불안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펀드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손실폭을 키우고 있는 리츠 등 일부 펀드 투자자는 마냥 기다릴 수도, 그렇다고 큰 손해를 보고 환매할 수도 없어 전전긍긍이다.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 이동희(사진) 센터장은 “펀드는 장기투자가 기본”이라며 “그러나 전망이 안 좋은 펀드를 무조건 들고 있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펀드 손절매 노하우를 몇 가지 알려줬다.
이 센터장은 우선 갖고 있는 펀드 수익률을 꼼꼼히 챙겨보라고 권했다. 투자 전에 미리 내가 가입하는 펀드가 어느 정도 손실이 발생하면 손절매할 것인지 가이드 라인을 정해 놓고, 이 선을 넘어가는지 아닌지를 면밀히 보라는 것이다. 예컨대 연초 리츠펀드나 일본펀드에 가입하면서 손절매 타이밍을 -5%로 정했다고 치자. 이 펀드 수익률이 -5%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펀드 손절매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넋 놓고 있다가 이미 -15~-20% 이상 크게 손해를 보고 있는 시점까지 다다르면 환매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도 진짜 환매할지는 펀드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변수가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또 당초 펀드에 투자하면서 유망하다고 전망됐던 부분에 변화가 없는지를 점검한 뒤 신중하게 해야 한다. 가령 리츠펀드의 경우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면 당분간 리츠펀드 수익률이 회복할 가능성도 그만큼 작아진다고 보고 빨리 다른 상품을 찾아보는 게 좋다. 부동산과 금리는 서로 상극관계라 최근 금리 인상이 리츠펀드 수익률 부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경기가 좋을 거란 기대감으로 리츠펀드에 가입했는데 거꾸로 부동산 침체 기미가 보인다면 역시 환매하는 게 더 낫다.
리츠펀드의 경우 금리 동향을 챙겨보는 게 중요하다면 중국펀드는 인플레, 브릭스 펀드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수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이 센터장은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보유종목에서 손실이 나면 이를 대체할 종목이 있어 손절매 전략이 아주 유효하다”며 “그러나 펀드는 종류가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유형별로 몇 가지 안 되는 만큼 펀드를 갈아탈 때는 수익률 잣대 외에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