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문학>로맨틱 서스펜스物 출간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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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만난다.
서정적인 로맨스에 음모와 복수등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된 로맨틱 미스터리소설의 번역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음모와 스릴 위주의 추리소설에 로맨스를 양념한 로맨틱 서스펜스류가 인기를 모으는가 하면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로맨스소설도 요즘엔 미스터리요소를 가미해 흥미를 보태는 추세다.
시드니 셀던류의 로맨틱 서스펜스소설로 이름을 얻고 있는 미국의 여성작가 노라 로버츠의 신작『그리고 새들은 아침에 떠났다』(Honest Illusions.세종출판공사)와 영국작가 캐서린 하비의『스타스』(Stars.동화출판사)가 최근 번역돼 나왔다.또 미국의 대표적인 로맨스작가로 미스터리터치를 즐기는 대니얼 스틸의『축복의 조건』(Mixed Blessing),주디스 크란츠의『시간 속에 머문 사랑』(Scruples)이 김영사에서출간됐다.
『그리고 새들은 아침에 떠났다』는 마술과 절도.사기극에 깊은애정의 줄다리기를 배합해 서스펜스와 신비.환상을 동시에 전달하고자 한 작품.소설은 마술사이자 절도범인 맥스 누벨과 그의 아내 릴리,딸 로잔과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받고 가출한 뒤 맥스네와 한가족이 된 청년 루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은 맥스의 마술공연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보석털이에도 나서는데 누벨가족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샘 와이엇의 등장으로 평화는 깨진다.로잔과 사랑하는 사이인 루크는 어쩔 수 없이 와이엇의 복수극에 휘말리게 되고 이때부터 사랑과 증오 ,고도의 머리싸움이 전개된다.
환상과 타락,로맨스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노라 로버츠는『뜨거운 여름』『신성한 죄』『세속적인 순수함』등의 작품이 있으나 국내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스타스』의 작가 캐서린 하비는 본명이 배리 우드로『버터플라이』『인형의 눈』이 국내에 번역돼 어느 정도 알려진 신예 작가.미국에서 신세대 감성미스터리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신작『스타스』는 할리우드와 미국 상류층등 사교계의 화려한 세계 뒤에 감춰진 음모와 복수,애정행각을 다룬 멜로 스릴러다.「스타스」는 소설의 주무대로 화려함과 쾌락을 쫓는 할리우드의 최고 스타들이 모여드는 휴양지.50대의 아름다 운 세여자를중심으로 그들의 어두운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와 맞물려 전개된다. 스타스의 소유주인 베벌리 버지스는 한 신문기자가 치정과 얽힌 30년전의 사건을 파헤치는 바람에 악몽에 빠져들며 헤어진 쌍둥이 여동생을 찾는 여성재벌 필리파 로버츠는 회사를 뺏으려는음모를 추적하다 엉뚱한 운명에 맞닥뜨린다.또 한때 톱스타였으나이제는 늙어가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여배우 캐롤 페이지는 인기를 되찾고자 비밀스런 음모를 꾸민다.
반면『축복의 조건』과『시간 속에 머문 사랑』은 서스펜스보다는로맨스 요소가 강한 여성취향의 애정소설.로맨스소설은 서양에서 추리.SF와 더불어 대표적인 대중소설 장르로 인기를 모으고 있고 국내에서도 독자층을 넓히고 있다.
『축복의 조건』은 세대와 사회적 계급이 다른 세쌍의 부부를 주인공으로 어두운 시련을 겪고 기쁨을 찾는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시간 속에 머문 사랑』은 부의 화신인 빌리란 여성의 파란많은 인생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들 로맨스류는 대부분 미국 상류층 사교계의 화려한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잠시나마 재미와 환상의 세계에 빠지게는 하지만 우리의 생활정서와는 차이가 심하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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