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POLL] MB 지지층 1.5%만 “후보 선택에 도덕성 중요” … 86.2%가 투표 의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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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 02면

19일의 대선에서 투표율이 67%로 낮아질 것이라는게 지난 9일 중앙 선관위의 조사결과였다. 지난 2002년 대선떄의 투표율은 70.8%였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부메랑 효과

투표율이 어느 정도라야 바람직한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미국에선 동시선거 때 50%대 초반, 중간선거 때 30%대 중반 정도다. 투표율이 특정 국가의 민주주의 척도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투표율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투표율이 곧 기권자 비율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특정 집단에 쏠려 있을 경우 대표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극단적으로 투표자와 기권자의 정치성향이 비슷하면 투표율 높낮이에 큰 문제가 없다.

투표 불참은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연령·학력·소득처럼 개인적 특질이 투표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령이다. 가령 20~30대는 유권자 비율에 비해 투표자 비율이 낮아 ‘과소 대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호 정당이 있거나 ‘정치 효능감(투표의 중요성과 정치에 대한 이해력)’이 높으면 투표 의사가 높아진다. 서구의 경우 교육수준, 소득이 높을수록 정치 효능감이 높고 투표 참여가 늘지만, 한국에선 그런 추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환경적 요인에는 선거의 경쟁성, 후보 만족도, 네거티브 캠페인 등이 있다. 선거가 치열할수록 투표율이 오르겠지만, 경험적으로 증명되진 않았다. 후보 만족도는 투표율에 영향을 준다.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적극 투표층 응답자 중 45.2%가 대선 후보군에 만족하고 있지만, 소극적 투표층과 투표 유보층에선 73.5%가 모든 후보에 대해 불만이었다.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41.3%만이 대선 후보군에 만족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정치권이 유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투표율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 지지자가 정동영 후보 지지자보다 네거티브 캠페인을 우려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그러나 이 후보 지지자의 투표 의사는 86.2%로 정 후보 지지자보다 14%포인트가량 높았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정 후보 쪽이 주도하고 있고, 대부분 이 후보의 도덕성에 관해서다. 그런데 이 후보 지지자 중 후보 선택에 있어서 도덕성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1.5%에 지나지 않았다(중앙일보-SBS-EAI 공동 5차 패널조사, 11~12일, 2208명). 네거티브 캠페인은 그것을 사용한 후보에게 부메랑 효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

투표 여부는 ‘선거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란 설문을 통해 비교적 정확히 측정된다. 만족할 만한 후보가 있거나 좋아하는 정당이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대선 후보를 포함한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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