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들인 자동차 핵심기술 10억 받고 중국에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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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현대자동차가 3000억원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한 자동차 핵심 기술이 중국 자동차 업체에 넘어갔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13일 현대자동차 투싼.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재된 4단 자동변속기 설계도면을 중국 자동차 업체에 넘긴 혐의로 현대차 윤모 과장과 이 회사 중국사업본부 직원 김모씨를 구속했다.

두 사람은 2005년 말 자동변속기 설계도면 270여 장을 빼내 CD에 담은 뒤 현대차 중국 제휴업체인 장화이기차(江淮汽車) 공사로 넘기고 미화 120만 달러(10억여원)를 챙긴 혐의다. 이들은 올해 초 해당 차종의 외형 및 부품 설계도면 3000여 장도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장화이기차 측은 현대차에서 빼돌린 설계도면으로 생산설비를 만들기 위해 스위스의 설비 제작사에 주문했다. 그러나 스위스 제작사가 현대차와 도면이 같은 점을 수상히 여겨 이 사실을 현대차에 통보하면서 기술 유출이 드러났다. 현대차 측은 9월 윤 과장의 주거지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앞으로 장화이기차가 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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