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量보다 質따질때다-建未準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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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고층 아파트들이 도시전체의 균형개발이나 환경등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져 도시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건축및 도시계획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고층아파트들이 도시의 집없는 서민들의「내집 마련」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이제는 양(量)에만 치중하지말고 주거 환경등 질적인 면은 물론 교통등 도시의 경쟁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건축가와 관련분야의 교수들로 구성된 건미준(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내놓은「공동주택백서」에서 나왔다. 건미준은 지난 6개월여동안 서울 및 지방 곳곳에서 지어지는 공동주택이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주택자체로서 가지는 문제점들을 분석해 이 자료를 만들었으며 이같은 부작용들을 해결하기위한 대책도 함께 제시했다.
백서에서 제기된 주요 문제점과 대책은 다음과 같다.
◇경관을 해친다=서울의 경우 초고층 아파트들이 한강변에 많이세워져 한강 주변을 병풍처럼 가로막아 서울이 가진 자원으로서의경관을 해치고 있다.또 주변의 도로여건등을 고려하지 않고 경사지 불량주택지를 재개발,이곳에 고층아파트를 무 더기로 지어 경관뿐 아니라 심각한 교통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이같은 문제점을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고밀(高密)개발지역과 고밀개발억제지역으로 구분,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또 남산과 한강변등은 경관관리지구로 지정,특 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생활의 획일화=아파트들이 평형별로 획일적인 모양으로 지어져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생활에 맞는 집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아파트 기준평수를 계산하는 방법의 제한등 주택건설촉진법 중 창의적 설계를 제약하는 독소조항들을 폐지해야 한다.
◇단지가 폐쇄적인 형태로 지어져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건축회사 별로 단지가 구분되어 있는데다 사람들의 시선과 접촉을 가로막는 형태라 특히 밤이되면 무슨 일이 생겨도 옆에서 쉽게 알 수가 없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 나치게 아파트를「단지」개념으로 구별하지 말고「동네」란 생각이 들도록 조성해야 한다.보고서는 이밖에도▲시장경쟁에 의한 품질향상 유도▲무분별한 재개발을 막기 위해 재개발시 주변지역 환경보상제도 도입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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