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목적 아닌 수단일 뿐 연례행사처럼 할 이유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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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이 차기 위원장으로 현 집행부의 수석부위원장인 윤해모(47.사진)씨를 뽑았다. 집행부가 연임하기는 현대차 노조 20년 역사상 처음이다.

윤씨는 올 9월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10년 만의 무파업 타결'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임단협 당시 조합원 77%가 집행부 결정을 지지했다. 당시 현대차 노조원들이 무분별한 파업보다는 사측과의 상생과 조합원 실리를 추구한 현 집행부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12일 확정된 조합원 투표 결과 윤씨는 50.05%를 얻었다. "어렵게 되찾은 안정과 희망을 이어가자"는 호소로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의도를 단호히 분쇄해야 한다"는 강성 계파들의 연합 후보를 제쳤다. 윤씨의 임기는 내년 초부터 2009년 9월까지.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에도 사측과의 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할 수 있나.

"파업은 (조합원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지난해 쟁의 없이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회사 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했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안이 파업이라면 불사하겠다는 기본 원칙엔 변함없다."

-올해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처럼 올해 또다시 한두 달간 파업했다면 집행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처음부터 제대로 들어 줬다면 연례행사처럼 파업하지 않았을 것이고 파업할 이유도 없다."

-내년 정치파업 전망은.

"내년 봄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차원에서) 정치파업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치파업을 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올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파업 때도 어려웠다."

-정치파업 지시가 내려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만 하는 파업으로 비쳐서는 안 되고 민주노총에도 그렇게 요구하겠다."

-현대차 노조 사상 처음으로 집행부를 연임하는데.

"노조원들이 현 집행부의 안정된 운영에 믿음을 보낸 것이다. 앞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노조를 운영하겠다."

-앞으로 사측과 논의할 주요 사안은.

"주간 2교대 근무제 도입이 핵심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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