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 중국 수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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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자동차 부품의 중국 수출이 점점 줄고 있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5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던 자동차 부품 수출이 지난해 1.5%(전년 대비) 정도 줄더니 올 들어 9월까지는 18.2%가 더 줄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출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중국 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내리기 경쟁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한국산 부품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더 싼 차를 내놓으려는 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을 더 많이 사용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국내 업체들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GM 아시아본부가 현지조달 부품을 늘리면서 GM대우의 중국 수출은 올 들어 33.8% 줄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부품의 현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동차 값을 30% 정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11일 상하이에 전문매장을 연 현대모비스 상하이 물류법인 최진식 차장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원료와 디자인을 현지화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은 88억5000달러로 불과 4년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한규환 현대모비스 부회장은 “중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가격뿐 아니라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며 “2010년에는 중국과 한국의 기술 차이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부장은 “인건비가 많이 드는 단순 부품은 과감히 중국으로 이전하고 선진국과 경쟁할 핵심 부품의 기술력은 더 키우는 두 가지 전략을 함께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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