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술어디쯤왔나>古紙脫墨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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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고지(古紙)도 자원이다.」 제지업체들은 쓰다 버린 고지들이바로 주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고지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그러나고지엔 모두 잉크가 발라져있어 그대로 사용할수 없다.펄프성분과잉크성분을 분리,펄프만 뽑아내야 하는 것이다 .
고지에서 잉크를 분리해내는 과정이 탈묵(脫墨)이며,이 기술이고지를 사용하는 제지회사의 핵심기술이라 할수 있다.지금 우리나라의 탈묵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자체 평가다. 우리나라는 삼림자원이 부족하고 펄프도 수요에 비해 자급은 턱없이 모자라 고지재생기술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특히 신문용지업체의 탈묵기술이 앞서있다.
재생펄프의 품질을 평가하는데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으나 가장 객관적인 기준은 종이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이 재생펄프를 사용하는가 하는 점이다.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신문용지 제조에서 고지배합비율은 70~85%까지 올랐으나 스웨덴의 힐테브룩사는 45%,독일의 숀가우사는 50~60%,일본의 신오지(新王子)제지는 40~5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한솔제지의 신문용지 품질도 높아 종이가 끊어지는 「윤전지절률」이 0.6%(1천롤 인쇄때 6회 끊어짐)로 일본의 0.3%를 제외하고는 구미 선진회사(1.0%)보다 뛰어나다. 고지처리과정을 보면 사용된 종이는 여러경로의 수집과정을 통해 제지업체에 전달된다.이렇게 수집된 폐지는 물에 섞여 죽처럼 풀어지며 1차 표백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스크린과정을 통해 잉크제거공정을 거친다.잉크는 화학약품처리를 통해 종이 로부터 분리되어 기름이 물위에 뜨듯 수면위에 떠오르며 펄프는 가라앉는원리가 이용된다.
잉크가 제거된 종이원료인 고지펄프는 다시 표백과 스크린을 거치고 최종표백처리를 통해 재생펄프로 이용된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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