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여 취업노트 만들자-진로교육학회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학은 고급실업자 양성소」라는 비아냥이 나올만큼 대학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진로교육의 시급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한국진로교육학회(회장 김충기)가 주최한 「미래 사회를 대비한진로교육」학술세미나(12일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건국대 김충기(金忠起)교수는 『대학을 졸업한뒤 취업을 위해다시 전문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한국 대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문제가 심각한데도 대학에서는 진로지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의 진로지도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김교수에 따르면대학별 취업률이 해마다 낮아져 93년2월 현재 40%를 밑도는실정.그런데도 대학생들 자신은 대체로 4학년이 돼서야 각자 취업정보에 눈을 돌리며 허둥거리고,대학들도 학생 처 산하 취업지도과에서 기업체들의 구인광고를 대리해 주는 정도가 고작이라는 지적이다.
대학교육이 엘리트단계(취학률 15%),대중화단계(취학률 15~50%),보편화단계(50% 이상)로 발전하는 선진국 기준을 적용할때 한국은 80년대를 고비로 이미 대중화단계에 접어들었다.그러나 각 기업체.산업체.공공기관.병원.학교 등 직업세계에서는 이론에만 치우친 대졸자들이 직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교육비를 투자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형편.이같은 시간적.경제적 낭비를 막으면서대학생들이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삶을 누릴수 있는 진로방향을 세우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진로교육이 절실하다고 김교수는 강조한다.신체적.정서적.지적 발달에 맞는 진로교육은 국민학교에서 진로인식,중학교에서 진로탐색,고등학교에서 진로준비,대학교에서 진로전 문화 과정을 각각 거쳐야 하지만 대학들은 진로교육을 거의 외면하다시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8만여개에 이르는 기업.공공기관.병원.사회봉사기관 중에서 직장을 선택할때 임금보다는 장래 전망.경영자의 인사관리방향.근무지 등을 폭넓게 고려하라는 김교수는 각자 「취직노트」를 만드는것도 바람직하다고 권했다.자신이 목표로 정한 기업에 관한모든 정보를 신문.잡지.취업정보지.회사연감.사보(社報)등을 통해 다각도로 구해서 정리해 두라는 것.그 기업의 설립연대와 발전과정.재무구조.사회적 인식도.경영철학.사원채용시기와 방법등의정보외에 간단한 자기소개서.생활신 조.장단점.입사 지원동기.입사후의 계획과 포부 등을 함께 정리해 두면 면접시험에도 상당한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중.고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학업성적과 진로문제이고,대학생들의 경우도 40%이상이 적성 및 진로문제를 제일 걱정한다는 사실이 거의 모든 조사에서 한결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김교수는『좀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토대에서 직업을 계획 하고 선택하며준비토록 돕는 진로교육이 초.중.고.대학에서 이뤄져야 한다』고강조했다.
〈金敬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