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진국인가 개도국인가-APEC서 관심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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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은 개발도상국인가, 선진국인가.
亞太경제협력체(APEC)18개국 정상들이 무역자유화 시기를 골자로한 보고르 선언 채택을 계기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EC 실무진들은 당초 선진국.선발개도국.후발개도국등 역내국가를 3개 그룹으로 분류,단계적 무역자유화를 추진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5일 정상들간의 최종 협의과정에서『NIES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공업국간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실무회의에 맡기자』고 설득,한국은 개도국쪽으로 낙착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개도국으로 분류됐다고 마냥 맘놓고 있을 것은 못된다.
곧이어 정상회담의 정치적 선언을 구체화할 각료회의와 실무회의가 열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개도국 위치가 번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교역량규모 12위,국민총생산량으론 15위인 한국은 96년에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예정으로 있다.
정의용(鄭義溶)외무부 통상국장은『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서 조차 선진국과 개도국의 분명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라며『우리는 대체로 개도국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경쟁력이있는 공산품과 지적재산권 등의 분야에서는 선진국 입장에 서 있는등 실리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수(韓永壽)상공자원부 통상협력관은『한국이 오는 96년 OECD에 가입하더라도 금방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며 OECD가입국 가운데도 멕시코.터키 같은 나라는 개도국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어 한국도 그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 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이 장소와 상황에 따라 선진국과 개도국의 위치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은 앞으로 국제관계에서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보인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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