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임부복' 신세대 눈길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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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Fe 스토리'의 오진아(33)사장은 '임부복=레이스 달린 꽃무늬 원피스'란 임신부용 옷 시장의 등식을 깨뜨린 사람이다. 2000년 말 국내 최초로 정장패션의 임부복을 들고 나왔다. 이런 옷은 임신 중에도 세련미와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 여성 직장인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져 인기를 끌었다. '정장 스타일의 임부복'이란 틈새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2002년엔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육아박람회에서 임신부 패션쇼를 했고, 지난달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입점했다. 현재 가두매장인 압구정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등 8개 백화점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40억원이다.

오사장은 "임신한 연예인들이 즐겨찾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다"며 "일하는 예비 엄마들에게서 세련되고 기능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 제품은 정장, 세미캐주얼, 파티 때 입을 수 있는 드레스업 스타일 등 세가지가 기본이다. 여기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이지웨어, 임신부용 트레이닝복 등도 갖췄다.

오사장은 패션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가 임부복 시장에 뛰어든 것은 본인이 출산할 때 큰 불편을 겪었던 것이 계기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1997년 임신한 몸으로 직장생활을 할 때의 일이다. 천편일률적인 꽃무늬 스타일 임부복을 입는 게 불편하다고 느끼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잘 어울리는 정장스타일 임부복을 만들면 히트하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99년 회사를 그만둔 그는 이듬해 'Fe & 컴퍼니'란 임부복 전문회사를 만들었다. 그 뒤 그는 패션 관련책과 외국 패션방송을 보고, 직접 시장조사를 나가는 등 늦깎이 패션공부를 하며 정장스타일 임부복 시장을 개척했다.

오사장은 현재 화장품 브랜드, 마사지 클리닉 등과 손잡고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계 마케팅을 하는 데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고객에게 임신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무료사진 촬영권도 나눠준다.

오사장은 "임부복, 건강.미용 관리 등 예비엄마를 위한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차 아동복.육아 관련 출판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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